말레이시아에 가보니 중국계 말레이시안이 참 많았다. 자연스럽게 유치원에서도 중국어를 배우고, 덕분에 아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시아어를 한꺼번에 접하게 되었다. 이런 제3언어, 제4언어에 당황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인 나였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선생님을 만났는데, 선생님 또한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게다가 한국어까지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계 말레이시안이었던 선생님은 말레이어, 영어, 중국어를 학창 시절에 배웠다고 한다. 심지어 그 당시 유행했던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어까지 공부했었다고 했다. 딱히 아이들끼리 놀게 없던 시절, 일본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적어와서 그걸 보며 놀았다는 이야기에 난 문화 충격을 느꼈다. 미국에서 영화전공을 했던 나의 영어 선생님은 LA에서 거주하며 대학시절을 보냈었고, 자연스럽게 한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며 한국어를 배웠다. 심지어 나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알고 모든 최신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본인에게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정말 한국이 좋고 한국 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파워에 대해 극찬했다. 영화를 전공했던 선생님은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영화 시장에서의 한국 영화에 대한 입지라던지, 지금 K-POP열풍이라던지, 한국 드라마가 얼마나 정교하고 완벽한지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본인 조카는 아직도 대장금을 즐겨본다며 대장금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나에게 보여주었고, 블랙핑크 팬이라며 구입한 앨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어 교원 준비를 하다가 중도 포기했던 나는 한편으로 좀 부끄러웠다. 뉴스에서 종종 보던 K-POP 파워와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외국에 나가서야 실감했기 때문이었다. 라디오에서는 블랙핑크 신곡이 나오면 하루 종일 그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왔고, 미용실에 가면 한국 메이크업에 너무 관심이 많다며 유명한 한국 유튜버 동영상을 나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었다. 정말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고 나에게 추천받기도 했다.
하루는 줌바 수업을 듣고 있는데 60대 할머니가 다가와서 본인이 아미라고 했다. 나는 왜 자기가 아미인 것을 나에게 이야기하는거야 하고 뒤돌아서는 순간 아미가 BTS의 아미라는 것이 떠올랐다. 아... BTS의 인기란...
국산품이 무시당하던 때가 있었다. 외제 물건, 소위 ‘쩨’에 비해 품질이 나쁘고 값이 싸지 않아도 우리 국민은 우리 물건을 써야 한다고, 그게 애국이라고 가르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물건을 살 때면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산을 잘못 사는 건 아닌지 살피게 됐고,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상표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부의 상징처럼 여긴다는 말도 들린다.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어쩌면 그리도 인기가 높은지 뜻도 알 수 없을 텐데 한글이 새겨진 물건들이 외국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심지어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데 한국인이냐며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외국의 세종학당, 한글학교에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몇백 명씩 줄을 선다고 한다. 외국 대학의 한국학 전공 커트라인은 다른 전공보다 월등히 높고, 한국 대학의 국어국문학과에는 전교에서 가장 많은 수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등록해 있다. 실제로 아이가 갈 파타야의 국제학교에도 제2외국어로 한국어 수업이 있다.
이제는 우리 말과 글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과 교원 양성을 설계할 때다. 한국을 알아주고 한국어를 배워주는 것이 고마워서 외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원하는 데서 더 나아가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연구가 각 나라에서 스스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부모의 심정으로 외국의 현지인들이 한국어 교원이 돼 자기네 국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단계로 변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사를 보면 원어민 교사의 수보다 영어 교육을 전공해서 교사가 된 내국인의 수가 훨씬 많다. 국립국어원은 외국 국적의 한국어 교사를 양성할 목적으로 필수 교육과 평가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하는 ‘K티처 인증제’를 준비하고 있다. ‘K티처’라는 명칭은 준비 단계에서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면 당연히 우리말로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경제 참조)
한국어의 인기가 베트남에서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전국 60여 개 대학이 학과별 고교 졸업시험(대입 예비고사) 합격 커트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명문 국립 하노이대학교 한국어 학과의 합격 커트라인은 40점 만점(4개 영역 10점 만점)에 35.38으로 25개 학과 중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어 학과 외 하노이 대학의 어문학과 점수는 영어가 34.82점, 중국어 34.63점, 일본어 34.47점 순으로 다른 학부보다 어문학이 수험생들에게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학과 한국어는 베트남에서 최근 수년간 계속 높은 합격 커트라인을 보여왔다. 올해 입시에서도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 , 국립 하노이 대학 소속 외국어대학교, 각 지방 사범대학교 등에서도 한국어가 가장 인기 있는 학과로 최상위 수준의 점수를 기록했다. 다른 대학은 보통 3개 영역 30점 만점이다.
올해 국립 하노이대학교의 전체 입학 정원은 3140명이다. 이중 정규 학과가 2600명, 외국인 전용 베트남어학과 및 베트남학과 300명, 해외 교환학생 정원 240명이다.
(인사이드비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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